지난 사랑니 글(아래의 링크)에서 사랑니를 안 뽑아도 되는 경우에 대해 알아 봤었죠.
뽑기 싫은 분들은 본인이 해당되는지 꼭 살펴보고 옵시다! :)
특히 중요한 코 옆 공기주머니(상악동), 아래턱 신경(하치조신경), 혀 신경(설신경) 등을 주의해야합니다.
링크 : senior-helper.tistory.com/3
자~ 이제 시작합니다!
"사랑니 근처에 잇몸도 붓고, 충치도 있어요ㅠㅠ
그런데 치과에서 사랑니를 뽑으면 신경 손상 가능성이 크대요.. 이거 방법이 없나요?"
당연히 방법이... 있습니다!
바로 의도적인 치관절제술(Coronectomy)입니다.
원래는 완전히 사랑니를 뽑는 게 우선적인 목표이지만,
의도적 치관절제술은 일부러 사랑니의 윗부분 머리통만 제거하고 아래의 치아뿌리 부분는 남겨두는 것입니다.
상악동이 뚫려서 축농증이 생길 확률이 높거나,
설신경/하치조신경의 손상 가능성이 클 때 씁니다.
또한 사랑니와 주변 뼈가 딱 붙어서(=Ankylosis ; 유착) 꿈쩍도 안할 때 사용합니다.
이러한 상황에서 괜히 힘만 주면 턱뼈가 부러지는 대참사도 일어날 수 있답니다..
실제 X-ray 사진을 보며 치관절제술 치료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.
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신경과 사랑니의 뿌리가 가까운 게 아니라 아예 신경 너머로 뻗어 있네요..
간혹 사랑니 뿌리가 신경을 팔로 감싸듯이 자라난 경우가 관찰되는데, 이 경우도 그렇지는 않은지 의심됩니다.
만약 사랑니 치아 뿌리까지 모두 뽑았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요ㅠㅠ
그렇다면 치관절제술을 하고 남은 치아 뿌리는 이후 어떻게 될까요?
그래서 국제 구강악안면외과학회의 논문을 찾아보았습니다.
결론부터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.
- 잇몸뼈 속에 남아 있는 사랑니 뿌리가 6개월 이내에 이동한 경우가 91.1%이고,
2년이 넘어가서도 치아 뿌리가 이동한 경우는 5% 미만이었습니다
- 젊은 나이일수록 치아뿌리가 이동하는 거리가 컸았으며,
평균적으로 3mm 정도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
-특히 중요한 것은 치아 뿌리가 이동했다고 해도,
문제가 되거나 이를 다시 뽑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
하지만 치관절제술도 불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
(이 경우를 치과의사가 꼭 숙지하고 있어야 합니다)
- 사랑니는 물론 속의 치아 뿌리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고
- 염증이 치아뿌리 아래쪽에 있으면 안 되고
- 남은 치아 뿌리가 잇몸뼈 제일 위쪽을 기준으로 3mm 이하에 위치해야 합니다
가끔 남은 치아 뿌리 주변이 감염되는 등의 부작용 위험도 있겠지만,
신경 손상 가능성에 비하면 위험이 적은 진료로 볼 수 있습니다!
이처럼 사랑니의 머리만 뽑으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쉬워서,
치과의사들이 날로 먹는 거 아니냐는 의견이 있을 것 같아서 제가 답해드립니다;;
정답은 오히려 더 어렵다 입니다.
왜냐하면 치관절제술을 고려한다는 자체가 사랑니가 아주 깊은 곳에 매복되어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.
그 깊은 곳에서 치과용 기구를 이용해 사랑니 머리통만 제거하는 건 마치 눈을 감고 손끝의 감각만을 가지고 목판을 조각하는 기분이죠..
비유가 거창하긴 하지만 아무튼 Dr.리운도 구강용 거울과 X-ray 사진 등을 통해 조심조심하는 치료랍니다~
사랑니 뽑기가 선뜻 결정하기 어렵고 무섭긴 하지만, 좋은 진단장비와 뛰어난 진료술식이 있기에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.
사랑니 발치 후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다음번 글에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.
사랑니 뽑고 피가 나는데 신경 안 쓸거 아니겠죠? ㅎㅎ
주의사항도 친절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.
공감과 댓글은 닥터리운에게 힘이 됩니다~
고맙습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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